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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의 서울교통정책

황진수교수 | 기사입력 2026/09/02 [21:02]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서울교통정책

황진수교수 | 입력 : 2026/09/02 [21:02]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서울교통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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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 노인 교통복지위원회’를 구성‧발족시키고 지난달(8월) 19일 첫 회의를 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도시철도 무임승차제도가 1984년 도입됐는데 도시철도가 없는 지역 노인들은 혜택이 없다”며 2025년도 3833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에서는 ‘서울시 노인 무임승차제도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고, 70세 이상 노인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는 오래 전부터 시작된 사안이었다. 서울 도시철도공사에서는 공공연하게 ‘노인의 무임승차로 지하철 적자’라는 의미의 문구를 내걸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돈도 안내는 게… ”하면서 노인을 함부로 대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하철 적자가 노인 무임승차 때문인가. 필자는 이 문제의 접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첫째, 서울 도시철도는 보통 3~4분에 한 대씩 지나간다. 노인 몇 사람이 탔다고 해서 무거워서 못 가는가, 전기가 더 많이 드는가. 그러면 노인이 지하철을 안 타면 흑자가 나는가.
둘째, 적자의 개념에 대한 해석이 잘못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에 고령층 무임승차 제한 및 시간대별 분산 방안을 말했는데 실제 이 시간대 무임승차 비율은 10% 미만이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승객 1인당 평균 운임 지출은 1817원이고 운입 수입은 1036원이었다. 승객 1인당 수송시 마다 781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원래 경영적자는 경영철학, 경영기법, 재정운용방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서울철동공사 임직원은 평균 7100만~8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고 여기에 각종 복지수당 및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이 있다. 임원은 1억 2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을 받는다. 일반인의 지하철 운임은 1550원이다.


셋째, 음수사원(飮水思源)이다. 오늘의 지하철은 현재의 노인들이 정책을 세우고 피땀을 흘려 만든 작품이다. 우물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의 노고를 생각해야 한다.
넷째,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운동을 하는 효과가 있고 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다방면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


다섯째, 노인복지법 제26조에 ‘국가나 지자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수송시설 및 공공시설(고고궁, 박물관, 공원 등) 이용료를 무료 또는 할인해 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65~69세 노인들에게 지하철은 돈을 내고 나머지 시설은 돈을 내지 말란 말인가.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여섯째, 65~69세 노인들 역시 가난하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말 발표에 의하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 1084만명 중 440만명이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나간다는 것이다. 복지 수혜를 70세로 올린다면 가장 먼저 밀려나는 사람이 이들이 된다.


따라서 서울시 노인교통복지위원회에서 탁상공론으로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고, 70세 이상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답정너’이고 ‘아래 벽돌을 빼서 윗 벽돌을 괴겠다’는 발상이다.
지하철 적자는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정답을 쓰지 않고 이상한 꼼수를 부리는 것, 노인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노인의 무임승차’라는 말은 ‘값을 치르지 않고 올라탄다’라는 의미가 있다. 노인은 지하철에 몰래 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법으로 정해서 타는 ‘노인복지’로 ‘무상승차’ 또는 ‘무상교통’이 맞다. 노인은 승차요금을 내지 않고 얹혀가는 존재가 아니다. 사회의 어른에 대한 정중한 예우를 해드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65~69세는 지하철 요금을 내고 70세 이상에게는 버스요금을 지원한다는 발상은 조삼모사다. 모든 노인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해야 한다.

저자:황진수교수(전,한성대학교 총장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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