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이 진실을 전해야 하는 더 깊은 이유 MBC TV 김건희 녹음 방송 시청율이 17.2%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신문이 어떻게 보도를 할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1면 맨 위에 이 내용을 다룬 신문은 놀랍게도 하나 뿐이었다! 사안의 중대성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면서 언론 스스로 팩트를 왜곡한 셈이다. 한국 언론의 자유도와 신뢰도를 찾아보았다. 한국 언론의 자유도는 3년 연속 180개국 중 42위였다. 아시아 최고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이다. 2006년에 31위, 보수정권 이었던 2015년, 2016년에 70위였다. 그렇다면 자그마치 30계단 정도나 언론 환경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서 언론의 신뢰도는 주요 40개국 중 5년 연속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언론자유가 아시아 최고인데, 신뢰도가 최저라면 언론이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서 횡포를 부리는 깡패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국민 10명 중 8명은 언론을 상대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신뢰도 제고를 위한 언론개혁 필요성'에 '공감한다'에도 10명 중 7명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도 언론의 자유가 오도되는 걸 안다는 뜻이다. 언론보다 국민의 의식이 더 높은 셈이다. 진실을 원하는 시민들의 강한 마음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정부를 세웠다. 진실을 전해야 하는 언론에 시민들이 철퇴를 내릴 때가 멀지 않다. 진실이 자유롭게 숨 쉬는 나라에서 의식(意識)이 자유롭다. 이제는 한류를 넘어 K-universe를 말하기 시작하는데, 그 성패는 진실이 소통되는 힘이 어느 정도로 강한 힘을 갖느냐에 달렸다. 한류의 시작은 언론 자유도가 높았던 때 시작되었다 언론자유 수치가 세계 31위로 최고치의 언론자유를 구가하던 2006년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연극무대가 들어차 있는 동숭동은 자유로운 표현의 장(場)이다. 바로 이 동숭동이 한류를 만들어낸 감독과 연기자들을 배출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무한한 정보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 IT 기반 덕에 방탄소년단과 블랙 핑크가 나올 수 있었다. 의식이 자유로워진 젊은 세대는 ‘Rythm of Korea’ 한국 홍보 영상을 만드는데 전형적인 한국의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골목과 마을 경로당, 논밭과 해안, 시장판과 잔치마당, 전철 등 가장 일상적이고 서민적인 소재로 만들었다. 이 홍보 영상들은 3억 명 이상이 보면서 한국앓이를 만들어냈다. 그 덕분인지 코로나가 끝나면 한국이 여행하고 싶은 나라 1위로 꼽혔다. 특히 충남 서안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운전하는 경운기 부대가 영화 ‘매드맥스’에서 전투하러 가는 장대한 장면을 갯벌에서 재현하는 발랄함은 가슴 뚫리는 장쾌함으로 연결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인의 영혼을 해방시키고 있다 문명을 만들어낸 이성보다 생명이 말하는 감정이 더 진실되고 솔직하다. 서구 문명은 이성에 바탕을 두면서 한편으로는 이에 반항하는 안티 문화가 갈등하는 이분법에 기초한 불안감이 있다. 위에 소개한 한국의 홍보 영상들을 보면 이성과 감정이 함께 어우러지며 대립이 아닌 조화에서 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서구문명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방향이 감지된다.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면 영혼이 긴장하지 않고 해방되는 느낌이 든다. 이런 경향은 언론자유가 보장되면서 언론이 진실을 전하는 책임을 다할 때 더 강해진다. 한국은 고양된 감정으로 들끓고도 뒷정리를 말끔히 하는 2002년 월드컵 붉은 악마에서 이성과 감정의 조화를 보여줬었다. 이어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꾸는 것까지 세계는 목도했다. 작년이 한류가 세계화된 해라면 올해는 일반적인 문화적 코드로 안착하기 시작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언론이 국민 의식을 따라잡으며 빨리 언론개혁을 해야 할 깊은 이유다. 언론이 한국의 미래를 방해하는 훼방꾼이 아니라 함께 뛰어야 할 동반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근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영상학박사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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