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학 칼럼] 통일은 꿈 속의 꿈 ! 완벽한 결합까지는 또 몇십 년이 필요할지 모르는 험난한 길이, 바로 통일의 길이다.
정재학 l 시인․칼럼니스트
1990년대 중반 무렵, 통일에 대한 우리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엄청난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었다.
김일성 사후(死後), 특히 소련의 붕괴로 인해 원조가 끊긴 북한은 모든 게 망가지고 있었다.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무리 전(全) 국토의 요새화, 전(全)인만의 무장화, 전(全)군의 간부화를 외친다 해도, 무너진 경제로 인해 북한군 100만 군대는 굶고 있었다. 오후 훈련은 포기하고 잠재울 정도로 군대가 굶었을 정도였으니, 일반 인민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 꼴을 보면서, 우리는 감히 통일을 노래할 수 없었다. ‘저 인민들을 다 먹여 살려야 할 것 아닌가’에 대한 걱정은 너무도 현실적인 문제였다.
북한주민들을 먹여 살린다면, 얼마나 또 언제까지 먹여 살려야 할 것인가. 쌀 한 포대 던져주고 말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우마차나 다니는 도로는? 시간당 10킬로도 못 가장자리는 철도는? 하루 한 시간도 들어오지 못하는 전기는?
골머리가 아파진 우리 사회는 ‘과연 통일이 절대선인가’하는 문제로 논쟁이 심해졌고, 결국 ‘이대로 살자’라는 식의 결론을 맺은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소위 통일회의론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이후에 우리는 ‘통일이 최선이다’라는 통일지상주의를 제창하는 무리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민족통일은 절대적 과제이며, 통일실현은 민족대융성기를 보장하는 미래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만 해도 통일비용을 얼마든지 충당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아가 대륙철도를 연결하여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간다는 환상을, 그들은 마치 진실인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통일회의론자들을 ‘역사를 거슬리는 반역도’라는 죄인으로 몰아붙이기 일쑤였다. 그리하여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그들은 ‘대한민국을 태어나서는 안 되는 재수없는 나라’라 하였고, 태극기와 애국가 대신에, 한반도기를 들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야 했다.
맨 앞에 선 자들이 바로 전교조였다. ‘북한 제대로 알기’ 같은 친북교육을 시키며, 학생들을 중심으로 통일여론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평화를 외치며,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떠받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미군철수를 바라는, 북한의 적화통일을 지지하는 반역행위였다. 미선이 효순이의 죽음도 미군철수를 위한 이용물로 사용되었고, 북한은 이 두 여학생을 북한으로 데려가 모란봉 제1중학교 6학년 9반 학생으로 편입시켰다. 당시 전교조 자료실에 북한방문기가 실려 있었고, 사진 속엔 지금은 (故人)이 된 전교조 윤영규가 찾아간 교실 뒤편 두 개의 책상 위엔 미선이 효순이가 있었다.
전교조의 모든 것이 북한을 위한 반역작업이었음을 알고, 필자(筆者)는 전교조의 반(反)윤리와 불법, 반역행위에 맞서 싸우기 시작하였다. 전교조가 말하는 통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반역이었다.
그 연장선상에 연방제가 있었다. 그것 또한 변형된 적화통일론이었다. 문재인 5년이 증명하고 있었다. 탈북자를 북송시키고, 우리 해수부 공무원 피살에도 함구하던 문재인은 국정원의 간첩 잡는 기능까지 모두 말살시켰다. 아니, 오히려 간첩을 보호하고 양성하고 있었다. 이 모든 문재인의 반역행위가 목표했던 것이 바로 고려연방제였다.
통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는 결혼과 같은 것이다. 행복 뒤편에 숨어있는 불행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후회하는 결혼과 같은 것. 지금 우리의 통일은 7가지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결혼일 수 있다.
그 첫째가, 반역자에겐 용서도 공소시효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노총을 비롯한 전교조와 주사파 등의 반역행위를 조용히 묻어버릴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문재인과 같은 자들, 그동안 반역통일에 앞장선 민주당 주사파와 범민련 좌익들, 그리고 남파간첩부터 자생간첩까지, 모두 그 죄를 묻어버리는 통일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노총 전교조 같은 반역자들은 ‘적화통일의 공로자’로 대접받는 날을 꿈꾸고 있었는지는 모르나, 통일은 반역자들의 죄를 처벌할 수 있는 자유대한민국 주도의 통일이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반역은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두 번째로, 북한주민들을 언제까지 먹여 살릴 것인가. 몰락해버린 북한경제를 대한민국 경제와 접목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북한주민들을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먹을 것 입을 것, 의료 약품, 비료 농약, 학용품, 생리대부터 화장지까지 생활에 필요한 일체 모두를 지원해야 한다. 지원해야 할 대상은 2,500만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한 10년은 책임져 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감당할 수 있겠는가.
세 번째, 북한 전 국토를 모두 새판으로 갈아야 한다. 도로부터 모두 손봐야 하고, 철도 역시 마찬가지로 다시 깔아야 한다. 부실한 집도 아파트도 다시 지어주어야 한다. 전기도 보내주어야 하고, 산밭 경작도 막아서, 산에 나무도 다시 심어야 한다. 정말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네 번째, 먹고 살 직업은 또 어디서 구해줄 것인가. 대한민국 기업들이 들어간다 해도, 그건 북한의 도로나 철도 등을 보면 당장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동안 언제 공장을 짓고 언제 제품을 만들고 언제 노동자를 교육시킬 것인가.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인가. 더구나 북한의 노동력이 대한민국 기업의 요구에 맞춰지기까지는, 또 얼마나 걸릴 것인가.
다섯 번째, 세뇌된 북한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북한주민들은 무려 70년 동안 북한 김 씨일까에 충성하도록 세뇌된 사람들이다. 김 씨일까에 대한 절대충성으로, 그렇게 굳어진 사람들이 겪을 혼란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북한 2,500만 인민들은 가치관부터 인생관까지 정신세계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 절대의 가치였던 수령을 버리고 자아를 찾아 자유로운 삶을 찾는 일이 말만큼 쉬울 수 있겠는가. 김일성 사진을 집안에서 끌어내리지 않는 사람들은 얼마일 것이며, 속아 살아온 삶의 공허(空虛)를 이기지 못해 자살로 마감하는 이들은 또 얼마일 것인가.
아무리 도와주고, 아무리 보듬어도, 그들은 김 씨일까에 대한 충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이 십여 년이 지나도, 태영호처럼 북한식 생활총화를 비서들에게 시키는 것을 보면 안다. 그들이 노조위원장의 '위원장'이란 말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떠올리며 몸이 굳는 것을, 필자(筆者)도 본 적이 있다.
이러한 북한주민들이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 될 때까지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의식의 변화 없이는 우린 하나의 국민이 될 수 없다. 끝까지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문제일지 모른다.
여섯 번째, 자유로운 생각과 판단이 없는 북한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주민들은 명령에 충실하도록, 오직 당의 지시만을 따르도록 교육이 된 사람들이다. 따라서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먹고사는 문제에 국가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생활총화에 길들여지고 상호비판과 감시에 익숙해진 북한주민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상실된 사람들이 자유민주사회에 적응하기까지는 최소한 한 세대가 흘러가야 한다고 했다. 세뇌된 머릿속을 씻어낼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일곱 번째, 지금 북한주민들은 대부분 마약에 중독된 상태다. 배고프고 아프고 힘들 때마다 밥 대신 약 대신 마약을 먹는다는 북한이다. 아파도 치료약이 없으니 마약을 먹어야 하고, 허기진 현실을 잊기 위해 먹는다는 것이다. 제약공장에서 흘러나온 필로폰을 '얼음'이라는 이름으로 유통시킨다는 북한. 결혼축의금으로 마약을 선물한다고 하니, 군대를 비롯하여 마약을 접해보지 않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의 북한은 거대한 마약중독자 집단수용소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마약에 중독된 2,500만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를, 통일에 앞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 상황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는 독일통일을 예로 들면서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만이 통일의 답이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독과 서독은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동족의 가슴에 공산혁명의 죽창을 박지 않았다. 동독주민들은 공산주의에 세뇌(洗腦)되지 않았고, 원한을 쌓지 않았으며, 서로의 가슴엔 독일민족으로서의 신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 이후로도 무려 70년을 도발과 방어로 일관해 왔다. 지금도 북한은 대한민국 정권을 뒤집고자 민노총과 전교조, 범민련을 동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걸 믿고 대화한다는 자체가 불순한 의도라고 보아야 한다.
지금으로 보아서는, 통일은 오직 꿈이며 환상일 수밖에 없다. 설령 이 모든 난관을 딛고 통일이 된다고 하여도 우리는 북한사람들 앞에 함부로 나서서는 안 된다. 극심한 차이로 인해 반드시 갈등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김 씨일까가 사라지고 다른 권력자가 나타나, 그들 나름대로 세뇌(洗腦)된 의식을 정화시키고 개방을 통해 대한민국을 이해할 때까지, 우리는 북한 근처에도 가서는 안 된다. 대화의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만 알려주면 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자주국방을 완성시키고, 강대국으로 가는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는 일이다, 그 조건을 갖추고 나서 조용히 통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은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범접할 수 없는 힘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그리하여 너희는 함부로 통일을 노래하지 말라. 특히 민주당과 민노총, 전교조와 그 지지자들은 통일을 말하지 말라. 너희들이 있으매, 북한은 적화통일의 망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통일은 아직도 꿈속에 있으며, 불행이 예견되는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비록 너희들이 저지르고 있는 반역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다 해도, 완벽한 결합까지는 또 몇십 년이 필요할지 모르는 험난한 길이, 바로 통일의 길이다.
꿈속의 꿈일 것이다.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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