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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숙인 재활

최지정 기자 | 기사입력 2024/07/17 [08:35]

안전·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숙인 재활

최지정 기자 | 입력 : 2024/07/17 [08:35]

영등포구, 유관기관과 함께 여성 노숙인에   선물

주민등록 말소가족관계 단절정신분열 등으로 안전·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숙인 구조

노숙인 시설경찰검찰과 협업으로 ‘실종선고 취소 판결’ 이끌어내

현재 병원에서 안전하게 입원치료 받으며 사회 재활 준비 중

여성 노숙인 첫 구조 성공 사례…노숙인이 사회 복귀해 새 삶 살 수 있도록 관심 기울일 것

 

 안전·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숙인의 안전과 재활을 위해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발 벗고 나섰다.

 

 구는 오래전 주민등록 말소로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온 여성 노숙인에게 주민등록 재등록과 병원치료를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새 삶을 선사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여성 노숙인은 3,344명으로 전체 노숙인의 23.3%에 달한다특히 여성 노숙인들 중 다수는 심신이 미약하거나스스로의 주체성을 잃고 밖으로 나오기 꺼려 하고 있다더욱이 폭행성폭력 등 위험에 노출되어 안전·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구는 노숙인 상담시설인 보현희망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상담원과 함께 위기에 처한 여성 노숙인이 있는지 지역 곳곳을 순찰했다그 결과 신길역 근처에서 거리 노숙을 하는 A(55세 여성)를 발견했다한눈에 보기에도 건강 상태가 심각했고정신분열이 의심되는 환청망상 등을 보여 치료가 시급해 보였다그러나 복지 지원을 위해 상담을 시도했지만사회와 단절된 시간이 길어진 만큼 경계 태세를 보이거나 도망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구는 포기하지 않고 영등포역 파출소센터와 함께 평일과 주말밤낮을 가리지 않고 A씨에 다가갔고, A씨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이 과정에서 A씨는 1998년 이후 주민등록이 말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수십 년간 가족 관계가 단절되었고서류상 사망자로 처리된 탓에 의료주거긴급 지원 등 복지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먼저 구는 ‘사회보장 전산관리번호’를 임시로 부여하여 의료지원을 진행했다전문의의 상담 결과 A씨는 조현병이라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고자·타해 위험성이 심각하여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서울시 내에 행려인의 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8곳이 있었지만건강보험 자격이 없는 노숙인의 치료를 받아 주는 병원을 찾기 어려웠다병원 측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구와 센터는 병원에 직접 찾아가 입원치료를 요청하는 등 계속된 설득 끝에 입원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덕분에 현재 A씨는 주민등록을 회복하고병원에 입원하여 전문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있다이는 건강보험 무자격자인 노숙인을 구조하여입원치료를 지원한 첫 사례이다.  

 

 이어 영등포역 파출소의 협조로 서울경찰청 과학 수사대의 10지문 감정을 진행했다구와 파출소는 남부지방검찰청 공판부에 실종선고 취소를 적극 요청했고마침내 법원의 실종선고 취소 판결에 의해 A씨의 신원 회복이 이뤄졌다현행법상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해 민법상 실종신고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과 수개월간 소송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신속하고선제적인 조치였다.

 

 추후 구는 A씨가 퇴원 후 노숙 생활을 벗고 희망찬 미래를 살 수 있도록 일자리와 주택 지원시설 입소 연계 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노숙인을 위한 복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 입소가 아니라사회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라며 “ 노숙인 시설경찰검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안전지대 밖에 있는 위기 노숙인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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