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2년에 발표한 중편소설로, 1953년에 퓰리처상을, 이듬해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인간의 의지, 가치를 잘 표현한 역작이다. 쿠바를 너무 좋아해 쿠바를 자주 놀러 가던 헤밍웨이가 쿠바인 어부 그레고리오 푸엔테스(Gregorio Fuentes, 1897–2002)가 실제 겪은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하여 집필한 작품이다. 소설 발표 당시 푸엔테스는 50대였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그레고리오 푸엔테의 실제 모습이다. 그는 104살까지 살다가 2002년 세상을 떠났다. 헤밍웨이보다 2살 연상이지만, 61살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보다 장수했다. 그의 회고록에 의하면 "84일 동안 아무것도 못 잡았다. 물고기를 큼직한 놈으로 6마리를 잡아 오던 길에 상어들을 만나 모두 잃고 돌아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말해준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던 헤밍웨이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돈 같은 건 상관없다"고 하며, "지금 식사와 술만 사주면 허락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식사와 술을 대접받고 허락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이 유명해지자, 헤밍웨이가 나중에 찾아와 자신의 성의라면서 2만 달러를 억지로 건네주었다고 한다. 1950년대 기준으로 미국인 일반 노동자의 7년치 급여, 자동차 12대, 번듯한 집 2채에 해당하는 거금이었으며, 쿠바 물가로 치자면 엄청난 거금이었다. 푸엔테는 질색하면서 돌려주려고 했지만, 헤밍웨이가 "이 돈은 성의다. 나는 그 몇십 배를 벌었기에 푼돈 같은 것이니, 이제 당신 마음대로 하라"며 그대로 돌아갔다고 한다. 돈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푸엔테스는 그후 그 돈으로 새로운 배도 사고 꽤나 알차게 썼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그는 헤밍웨이의 죽은 소식을 듣고 무척 슬픈 마음이 들어 그 돈으로 산 배에 타 멍하니 바다를 보며 헤밍웨이를 생각하고 기렸다고 한다. 헤밍웨이가 살아 생전에 푸엔테스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됐다고 밝혀서인지 "소설을 보고 감명받아 찾아온 사람이 많아 귀찮았다"고 할 정도로 그도 유명세를 떨쳤다. 100세 생일 때도 미국 등 여러 외신 기자들이 찾아와 취재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위의 사진도 그가 100살 당시 외신 기자들과의 인터뷰로 찍은 것이다.
한서하 기자 silvertimes24@naver.com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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