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제』는 조선 숙종 때 실학자 유암(流巖) 홍만선(洪萬選:1643∼1715)이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사항을 기술한 소백과사전적인 농업서, 가정생활서이다. 4권 4책의 필사본으로, 홍만선에 대한 기록이 극히 적어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여러 곳의 지방관을 역임했고 말년에 그의 경험을 살려 지은 것으로 보인다.
산림경제 中 <섭생(攝生)> 九華澄心老人(구화징심노인) : 구화징심노인(九華澄心老人)이
曜仙曰(요선왈) : 구선(臞仙: 명나라 주권朱權의 호)은 말하기를 古之神聖之醫(고지신성지의) : “옛날 신성(神聖)한 의원(醫員)은 能療人之心(능료인지심) : 사람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었다” 하였다. 凡致斯疾(범치사질) : 모든 질병이 발생되는 원인은 皆原於心(개원어심) :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다. 今以人之易知者論之(금이인지역지자론지) : 그래서 이제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는 것으로 논(論)하겠다. 人心思火(인심사화) : 사람이 마음으로 불을 생각하여 久而軆熱(구이체열) : 오래 되면 몸이 더워지고 人心思氷(인심사빙) : 사람이 마음으로 얼음을 생각함이 久而軆寒(구이체한) : 오래되면 몸이 차가워진다. 悚則髮豎(송칙발수) : 겁이 나면 머리털이 치솟고 驚則汗出(경칙한출) : 놀라면 땀이 나며 懼則肉戰(구칙육전) : 두려우면 근육이 떨리고 愧則面赤(괴칙면적) : 부끄러우면 얼굴이 붉어지며 悲則淚出(비칙루출) : 슬프면 눈물이 나고 慌則心跳(황칙심도) : 당황하면 가슴이 뛴다. 氣則麻痺(기칙마비) : 그리고 기가 질리면 마비(麻痹)가 오고 言酸則垂涎(언산칙수연) : 신 것을 말하면 침을 흘리며 言臭則吐唾(언취칙토타) : 냄새 나는 것을 말하면 침을 뱉고 言喜則笑(언희칙소) : 즐거움을 말하면 웃으며 言哀則哭(언애칙곡) : 슬픔을 말하면 눈물을 흘리는데 此皆因心而生也(차개인심이생야) : 이 모든 것이 마음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다. 太白眞人曰(태백진인왈) : 태백진인은 말하기를 欲治其疾(욕치기질) : "그 질병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先治其心(선치기심) :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하였으니 使病者盡去心中一切思想(사병자진거심중일절사상) : 병자(病者)로 하여금 마음속의 일체의 생각들을 모두 버리게 한다면 則自然心君泰寧(칙자연심군태녕) : 자연히 심군(心君)이 태연하고 性地平和(성지평화) : 성지(性地)가 화평해져서 藥未至口(약미지구) : 약이 입에 이르기 전에 病已忘矣(병이망의) : 병을 이미 잊을 것이다. 心者(심자) : 심장(心臟)은 神明之舍(신명지사) : 신명(神明)의 집으로서 中虛不過徑寸(중허불과경촌) : 속은 비었고 지름이 한 치에 불과하나 而神明居焉(이신명거언) : 신명이 들어 있다. 事物之滑如理亂焚(사물지활여리란분) : 사물의 복잡함은 마치 엉클어진 불을 정리하는 것과도 같고 如涉驚浸(여섭경침) : 거센 물을 건너는 것과도 같다. 或怵惕或懲創(혹출척혹징창) : 그래서 일에 따라 두렵기도 하고 징계되기도 하며 或喜怒或思慮(혹희노혹사려) : 기뻐하고 성내기도 하고 생각하고 염려하기도 하므로 一日之間(일일지간) : 하루의 사이 一時之頃(일시지경) : 한 시간의 사이라도 經寸之地(경촌지지) : 한 치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이 炎如火矣(염여화의) : 불처럼 뜨겁다. 故曰心靜可以通神明(고왈심정가이통신명) : 그러므로 마음이 고요하면 신명(神明)을 통할 수 있고 可以固元氣(가이고원기) : 원기(元氣)를 굳힐 수 있어서 而萬病不生(이만병불생) : 만병이 생기지 않지만 若一念起萌(약일념기맹) : 만약 한 가닥 생각의 싹이 일어나면 神馳於外(신치어외) : 신명은 외부로 달려가고 氣散於內(기산어내) : 기운은 안에서 흩어지는데 血隨氣行(혈수기행) : 피는 기운을 따라 운행하므로 榮衛昏亂(영위혼란) : 영위가 혼란해져서 百病相攻(백병상공) : 백병(百病)이 서로 침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大槩怡養天君(대개이양천군) : 대개 천군(天君 ; 마음)을 수양하면 疾病不作(질병불작) : 질병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人神好淸而心擾之(인신호청이심요지) : 사람의 정신은 맑음을 좋아하는데 마음이 이를 뒤흔들고 人心好靜而慾牽之(인심호정이욕견지) : 사람의 마음은 고요함을 좋아하는데 물욕이 이를 끌어낸다. 常能遣其慾而心自靜(상능견기욕이심자정) : 그러니 항상 물욕을 몰아내면 마음은 절로 고요해지고 澄其心而神自淸(징기심이신자청) : 마음을 맑게 하면 정신은 절로 맑아진다. 慾從心起(욕종심기) : 물욕은 마음 때문에 일어나고 心從息定(심종식정) : 마음은 호흡으로 안정되는 것이다. 心息相依(심식상의) : 마음과 호흡이 서로 의지하면 息調心靜(식조심정) : 호흡이 조절되고 마음이 고요해진다.
陶隱居曰(도은거왈) : 도은거는 이렇게 말하였다. 道家第一義(도가제일의) : “도가(道家)에서 제일의(第一義)로 삼는 것은 令人少嗔怒(령인소진노) : 사람으로 하여금 성을 적게 내게 하는 것이다” 明道先生曰(명도선생왈) : 명도선생은 이렇게 말하였다. 夫人之情(부인지정) : “대체로 사람의 감정 중에서 易發而難制者(역발이난제자) : 발생하기는 쉽고 억제하기 어려운 것은 惟怒爲甚(유노위심) : 오직 성내는 것이 가장 심하다. 第能於怒時(제능어노시) : 다만 성이 날 때에 遽忘其怒(거망기노) : 빨리 그 노여움을 잊고 而觀理之是非(이관리지시비) : 이치의 옳고 그름을 관찰할 수 있으면 亦可以見外誘之不足惡(역가이견외유지불족악) : 또한 외부의 유혹도 미워할 것이 못 됨을 발견할 수 있게 되어 而於道亦思過半矣(이어도역사과반의) : 도(道)에 대해서 반 이상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忿怒(분노) : 분노했을 경우 則氣逆嘔血(칙기역구혈) : 기가 역상(逆上)하면 피를 토하고 氣激傷肝(기격상간) : 기운이 격동되면 간장(肝臟)이 손상된다. 朝勿嗔恚(조물진에) : 아침에는 성내지 말아야 한다. 當食暴嗔(당식폭진) : 음식을 대하고 사납게 꾸짖으면 令人神驚(령인신경) :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을 놀라게 한다. 多思則神散(다사칙신산) : 생각하는 것이 많으면 정신이 흩어지고 又曰(우왈) : 또 말하기를 心虛而外邪從(심허이외사종) : “심장이 허약해지면 외사(外邪)가 따른다” 하였다. 多念則心勞(다념칙심로) : 염려가 많으면 마음이 피로해지며 多喜則傷心(다희칙상심) : 기쁜 일이 많으면 마음이 손상되고 多樂則心神邪蕩(다악칙심신사탕) : 즐거운 일이 많으면 심신(心神)이 방탕해지며 多愁則心懾(다수칙심섭) : 근심이 많으면 마음이 떨린다. 又曰(우왈) : 또 말하기를 頭面焦枯(두면초고) : “머리와 얼굴이 야윈다” 하였다. 多好則志氣潰溢(다호칙지기궤일) : 그리고 좋아함이 많으면 지기(志氣)가 넘치고 多惡則精爽奔騰(다악칙정상분등) : 미워함이 많으면 정상(精爽: 영혼)이 분등(奔騰: 갑자기 오름)하며 多機則智慮沈迷(다기칙지려침미) : 기지(機智)가 많으면 사려(思慮)가 침체되어 혼미해지는데 玆乃伐人之生(자내벌인지생) : 이것은 곧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것으로서 甚於斤斧(심어근부) : 칼이나 도끼보다 더 심한 것이다. 遇事而憂不止(우사이우불지) : 일을 당했을 때 걱정이 그치지 아니하면 則成肺勞(칙성폐로) : 폐로(肺勞: 폐결핵)가 생긴다. 發謀慮未決(발모려미결) : 계획을 세운 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則膽寒氣溢(칙담한기일) : 담(膽)의 기능이 저하되고 기(氣)가 벅차올라 而口爲之苦(이구위지고) : 입이 쓰게 된다. 大恐傷腎(대공상신) : 크게 두려워하면 신장(腎臟)이 손상되고 又曰恐懼不解(우왈공구불해) : 두려움이 풀리지 아니하면 則五臟失守(칙오장실수) : 오장이 제 기능을 잃는다. 悲哀太甚(비애태심) : 너무 슬퍼하면 則胞絡絶(칙포락절) : 포락이 끊긴다. 又曰哀者(우왈애자) : 또 말하기를 슬픔은 朽骨之患(후골지환) : 뼈를 썩히는 병이다. 愛憎(애증) : 사랑하거나 미워함은 損性傷神(손성상신) : 성품을 손상시키고 정신을 해롭게 한다. 又曰好憎(우왈호증) : 또 말하기를 좋아하거나 미워함은 使人心勞志氣日耗(사인심로지기일모) :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괴롭게 하여 지기(志氣)가 날로 소모된다.
凡心有愛(범심유애) : 무릇 마음에 좋아함이 있더라도 不用深愛(불용심애) : 너무 깊이 좋아하지 말고 心有憎不用深憎(심유증불용심증) : 마음에 미워함이 있더라도 너무 깊이 미워하지 말며 喜至而心不蕩(희지이심불탕) : 기쁨이 이르더라도 마음이 방탕해지지 않고 怒過而情不留(노과이정불류) : 노여움이 지나간 후에는 감정에 머물러 두지 않으면 並能養神益壽(병능양신익수) : 이 모두가 정신을 기르고 수명을 연장하게 할 수 있게 된다. 無牽纏者(무견전자) : 얽매임이 없는 것이 卽爲解脫(즉위해탈) : 곧 해탈(解脫: 속박에서 벗어남)이고 除煩惱者(제번뇌자) : 번뇌를 제거하면 便獲淸涼(편획청량) : 문득 청량(淸涼)함을 얻게 된다. 凡遇不得意事(범우불득의사) : 무릇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 試取其更深者譬之(시취기경심자비지) : 시험삼아 그보다 더 심한 것을 취하여 비교하면 心次自然涼爽(심차자연양상) : 마음이 자연 상쾌해지니 此降火最速之劑(차강화최속지제) : 이것이 심화(心火)를 끄는 가장 빠른 약이다. 已往事勿追思(이왕사물추사) : 지나간 일은 다시 생각하지 말고 未來事勿逆想(미래사물역상) : 오지 아니한 일은 미리 상상하지 말며 見在事勿留念(견재사물류념) : 현재의 일은 유념(留念)하지 말고 隨覺而止(수각이지) : 생각나는 대로 이를 저지시켜서 習以爲常(습이위상) : 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면 久久彌堅(구구미견) : 오래될수록 확고해지므로 不煩多學(불번다학) : 번거롭게 많이 배울 필요가 없다. 毋以妄想戕眞心(무이망상장진심) : 망상(妄想)으로 진심을 해치지 말고 毋以客氣傷元氣(무이객기상원기) : 객기(客氣)로 원기(元氣)를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鄺子元(광자원) : 광자원(鄺子元)이 由翰林補外十餘年(유한림보외십여년) : 한림(翰林)으로 있다가 외직으로 보임된 지 10여 년에 常佗傺無聊(상타제무료) : 항상 실망을 안고 무료하게 지내다가 遂成心疾(수성심질) : 드디어 마음의 병이 생겼는데 每疾作(매질작) : 병이 발작할 때마다 輒昏憒如夢(첩혼궤여몽) : 문득 꿈속처럼 혼몽하기도 하고 或發譫語(혹발섬어) : 헛소리를 하기도 하였다. 有老僧曰(유로승왈) : 어떤 노승(老僧)이 말하기를 相公貴恙(상공귀양) : “상공(相公)의 병은 起於煩惱(기어번뇌) : 번뇌에서 비롯된 것인데 煩惱生於妄想(번뇌생어망상) : 번뇌는 망상에서 생긴다" 夫妄想之來(부망상지래) : 대체로 망상이 생기는 데는 其幾有三(기기유삼) : 세 가지 계기가 있다. 或追憶數十年前榮辱恩讎悲歡離合及種種閑情(혹추억수십년전영욕은수비환리합급종종한정) : 즉 수십 년 전의 영욕(榮辱)·은수(恩讐)·비환(悲歡)·이합(離合)과 여러 가지 한정(閑情)을 추억하여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此是過去妄想也(차시과거망상야) : 이는 과거에 대한 망상이다. 或事到眼前(혹사도안전) : 눈앞에 닥친 일은 可以順應(가이순응) : 순리로 응해야 한다. 而却乃畏首畏尾(이각내외수외미) : 그런데 수미(首尾)가 위축되어 三翻四覆(삼번사복) : 이럴까저럴까 망설이며 猶豫不決(유예불결) : 결정을 짓지 못하여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此是現在妄想也(차시현재망상야) : 이는 현재의 망상이다. 或期望日後富貴榮華皆如其願(혹기망일후부귀영화개여기원) : 또 후일의 부귀와 영화를 모두 소원대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거나 或期望子孫登庸以繼書香與夫(혹기망자손등용이계서향여부) : 자손들이 출세하여 서향(書香: 학문을 하는 기풍)을 계승하기를 희망하고 一切不可必成不可必得之事(일절불가필성불가필득지사) : 또는 일체의 꼭 이룩할 수가 없고 될 수도 없는 일을 기대하여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此是未來妄想也(차시미래망상야) : 이는 미래에 대한 망상이다. 三者妄想(삼자망상) : 이 세 가지 망상은 忽然而生(홀연이생) : 홀연히 생겼다가 忽然而滅(홀연이멸) : 홀연히 없어지므로 禪家謂之幻心(선가위지환심) : 선가(禪家)에서는 이를 ‘환심(幻心)’이라고 하며 能照見其妄(능조견기망) : 그 망상을 환히 볼 수 있게 되어 而斬斷心頭(이참단심두) : 아예 마음에서 끊어버릴 수 있게 되면 禪家謂之覺心(선가위지각심) : 선가에서는 이를 ‘각심(覺心)’이라고 한다. 故曰不患念起(고왈불환념기) : 그래서 ‘잡념이 생기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라 惟患覺遲(유환각지) : 오직 깨달음이 더딤을 걱정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此心若同太虛(차심약동태허) : 이 마음이 만약 허공과 같다면 煩惱何處安脚(번뇌하처안각) : 번뇌가 어디에 발붙일 수 있겠는가” 하고 又曰相公貴恙(우왈상공귀양) : 또 말하기를 “상공의 병은 亦原於水火不交(역원어수화불교) : 또한 신수(腎水)와 심화(心火)가 서로 조화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된 것이다. 凡溺愛冶容(범닉애야용) : 무릇 야용(冶容 ; 女色)에 빠져서 而作色荒(이작색황) : 색황(色荒 ; 女色을 탐함)이 되는 것을 禪家謂之外感之慾(선가위지외감지욕) : 선가에서는 이를 ‘외감(外感)의 욕구’라 하고 夜深枕上(야심침상) : 깊은 밤 잠 자리에서 思得冶容(사득야용) : 야용을 그리워하여 或成宵寐之變(혹성소매지변) : 혹 밤새껏 꿈을 꾸는 변화가 생기기도 하는데 禪家謂之內生之欲(선가위지내생지욕) : 선가에서는 이를 ‘내생(內生)의 욕구’라고 한다. 二者之欲(이자지욕) : 이 두 가지 욕구에 綢繆染着(주무염착) : 얽매여 빠지게 되면 消耗元精(소모원정) : 원정(元情)이 소모되는데 若能離之(약능리지) : 만약 이를 떨쳐 버릴 수 있으면 則腎水自然滋生(칙신수자연자생) : 신수(腎水)가 자연히 불어나서 可以上交於心(가이상교어심) : 위로 심화(心火)와 조화될 수 있을 것이다. 至若思索文字(지약사색문자) : 그밖에 문자(文字)를 사색(思索)하느라 忘其寢食(망기침식) : 침식(寢食)까지 잊는 것을 禪家謂之理障(선가위지리장) : 선가에서는 ‘이장(理障)’이라 하고 經綸職業(경륜직업) : 직업(職業)을 경륜하느라 不告劬勩(불고구예) :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을 禪家謂之事障(선가위지사장) : 선가에서는 ‘사장(事障)’이라 하는데 二者之障(이자지장) : 이러한 것은 雖非人欲(수비인욕) : 비록 인욕(人欲)은 아니라 하더라도 亦損性靈(역손성령) : 성령(性靈)을 손상시키는 것이니 若能遣之(약능견지) : 만약 이를 제거할 수 있다면 則心火不至上炎(칙심화불지상염) : 심화(心火)가 위로 타오르지 않고 可以下交於腎(가이하교어신) : 아래로 신수(腎水)와 조화될 것입니다. 故曰塵不相緣(고왈진불상연) : 그래서 ‘진사(塵事: 세속의 일)와 서로 인연이 없으면 根無所寓(근무소우) : 병근(病根)이 발붙일 데가 없다’ 하였고 又曰苦海無邊(우왈고해무변) : 또 "고해(苦海: 괴로운 세상)는 가이없고 回頭是岸(회두시안) : 머리를 돌리면 이것이 곧 피안(彼岸)이다” 하였다. 子元如其言(자원여기언) : 광자원이 그의 말대로 하여 獨處一室(독처일실) : 한칸 방에 홀로 거처하면서 掃空萬緣(소공만연) : 온갖 인연을 씻어버리고 靜坐月餘(정좌월여) : 한 달 남짓 동안 조용히 앉아 수양하였더니 心疾如失(심질여실) : 마음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疑惑成心疾(의혹성심질) : 의혹(疑惑)은 마음의 병을 만든다. 廣人飮酒(광인음주) : 광주(廣州) 사람이 술을 마시다가 壁有雕弓(벽유조궁) : 벽에 있던 조궁(雕弓: 조각을 한 활)이 影落杯中(영락배중) : 술잔에 비치는 것을 疑其蛇也(의기사야) : 뱀인가 의심하여 歸而疾作(귀이질작) : 돌아와서 병이 되었는데 後再飮其地(후재음기지) : 뒤에 그곳에서 다시 술을 마시면서 始知爲弓(시지위궁) : 비로소 활임을 알고 疾遂愈(질수유) : 그 병이 곧 나았다. 有僧入暗室(유승입암실) : 어떤 중이 어두운 방에 들어갔다가 踏破生茄(답파생가) : 생가지(茄)를 밟아서 터뜨리고는 疑爲物命(의위물명) : 생명을 가진 동물로 착각하고 念念不釋(념념불석) : 그 생각이 풀리지 아니한 채 잠이 들었다. 中夜有扣門索命者(중야유구문색명자) : 꿈에 어떤 이가 문을 두드리고 목숨을 찾는 일이 있어 僧約明日薦福(승약명일천복) : 내일 명복을 빌어주겠다 약속하고 天明視之乃茄也(천명시지내가야) : 날이 밝은 다음에 보니 그것은 곧 '가지'였다 한다. 疑之爲害如此(의지위해여차) : 의심이 해가 됨이 이와 같다.
却病十法云(각병십법운) : 질병을 물리치는 열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靜坐觀空覺四大原從假合一也(정좌관공각사대원종가합일야) 10. 고명(高明)한 친우(親友)를 찾아 마음을 터놓고 세상을 초월한 말을 강론(講論)한다.
한서하 기자 silvertimes24@naver.com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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