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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탁] 싱가포르, 세계 유일한 ‘배양육’ 판매

한서하 기자 | 기사입력 2023/06/12 [00:01]

[세계식탁] 싱가포르, 세계 유일한 ‘배양육’ 판매

한서하 기자 | 입력 : 2023/06/12 [00:01]
 

▲'허버스 비스트로’ 식당에서 일반 대중에게 선보인 배양 닭고기로 만든 파스타. / 사진=BBC

 

 

닭고기처럼 생겼고, 닭고기 냄새가 나며, 무엇보다도 닭고기 맛이 난다.

 

이 고기는 농장에서 사육된 닭으로 만든 게 아니고, 산업단지 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배양육'이다.

 

이 고기는 싱가포르에 있는 ‘허버스 비스트로’라는 식당에서 올린 메뉴이다. 허버스 비스트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실험실 재배 육류’를 판매하는 식당이다.

 

'배양육'이란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특정 동물 육고기와 똑같은 성분, 맛을 내는 고기다. 줄기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키워서 살코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고기를 만든 기업이자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잇 저스트’사는 "배양육에 대해 윤리적이며,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며, 그렇다고 맛을 포기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현재 배양육 산업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현실에서 대중화할 수 있는지 큰 의문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2013년 영국 런던에서 33만달러(약 4억2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 최초의 배양육 버거가 공개된 이후, 전 세계의 수십 개 기업이 저렴한 배양육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중에 판매 가능 허가를 받아낸 곳은 ‘잇 저스트’사만이 유일하다. 잇 저스트사는 2020년 12월 싱가포르 당국으로부터 배양 닭고기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싱가포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배양육 판매를 허용하는 국가다.

 

올해 허버스 비스트로는 일반 대중에게 배양 닭고기로 만든 샌드위치와 파스타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조쉬 테트릭 잇 저스트 CEO는 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배양육은 진짜 고기이면서도 동물을 죽일 필요가 없다”면서 “이러한 먹거리 생산 방식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배양육은 말 그대로 고기이다. 실험실에선 동물로부터 세포를 추출한 뒤 단백질, 당분, 지방 등을 공급하며 길러낸다.

 

이 동물세포가 어느 정도 자라 분열을 시작하면 발효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강철로 만든 대형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장치)에 넣어 더 성장하길 기다린다.

 

그렇게 4~6주 후 바이오리액터에서 수확한 뒤, 식물성 단백질을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과 질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종적으로 성형, 요리 및 3D 프린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배양 닭고기를 먹어보고자 특별히 이곳을 찾았다는 이탈리아 학생 카테리나는 “고기다. 완벽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출신이라는 또 다른 손님은 "실제 고기와 너무 닮아 놀랐다"며 “배양육인지 몰라보겠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이 치킨 파스타는 18.50 싱가포르달러(약 1만7000원)로, 배양육 생산에 드는 비용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이다.

 

잇 저스트사는 "2018년부터 이미 90%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해냈으며, 수백만달러 규모의 신설 생산시설도 내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생산량 확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구심에 더해 과연 배양육 산업이 친환경적인지 의심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현재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전 세계 그 어떠한 국가도 배양육를 판매 허가 하지 않고 있다.

 

한서하 기자 silvertime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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