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재단, 제35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소외 근로자와 이주민 지원한 가톨릭근로자회관 등 6개 부문 15명 시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3일(목)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35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 48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근로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을 지원하며 복지증진에 기여한 가톨릭근로자회관(대표 이관홍 신부)이 아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산상 상금은 3억 원이다.
의료봉사상은 지난 22년간 베트남의 호찌민 인근 농촌지역에서 소외된 주민의 질병치료와 고엽제 피해 장애아동의 재활 등에 헌신한 롱안 세계로병원 우석정 원장(남, 62세)이 수상했다. 사회봉사상은 학교와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20년 동안 식사와 상담 등을 제공하며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운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 이정아 대표(여, 55세)가 수상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상금은 각각 2억 원이다.
이외에도 아산재단은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12명에게 각각 상금 2천만 원을 시상하는 등 전체 6개 부문 수상자 15명(단체 포함)에게 총 9억 4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아산상을 수상한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박기홍(본명 요셉 플라츠, 1932~2004) 신부에 의해 1975년 대구에 설립됐다. 오스트리아에서 근로자 권익 옹호 활동을 해온 박 신부는 1970년 한국에 입국해 가톨릭노동청년회 지도신부를 맡아오다 근로자들을 위한 독립된 기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1975년 독일 해외원조기관의 도움을 받아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가톨릭근로자회관을 건립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지난 48년간 처우가 열악한 근로자를 시작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했고,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우석정 원장은 2001년부터 베트남의 소외지역에서 인술을 실천하고 있다. 우석정 원장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의 흉부외과 전문의로 해외 의료봉사를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도 추가로 취득했다.
우 원장은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베트남 주민들을 위해 이동진료를 시작하였으며, 2006년에는 호찌민시 인근 농촌지역에 롱안 세계로병원을 설립해 연간 3만 6천여 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고엽제 피해 장애아동들의 재활 등에 전념하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이정아 대표는 2003년 경기도 부천에서 결손가정의 미취학 아동들을 돌보기 시작해 활동 영역을 소외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밥차, 식당, 자립형 생활관, 버스형 청소년센터 등으로 확대했다.
이 대표는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쉴 곳을 내어주고 고민거리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지역사회와 시민 중심으로 활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시민단체 네트워크, 협동조합 등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들이 우리 곁에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희망을 느낄 수 있다”면서 “재단도 여러분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5회 수상자를 선정했다.
효행가족상
김정숙 (여/60) 시부모 부양 및 여섯 동생과 네 자녀 양육 정옥자 (여/74) 전신마비 남편과 유방암 딸 간병 조인선 (여/62) 시조모,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 부양 풍숙영 (여/56) 시모 및 중증장애인 남편 부양 하맹선 (여/87) 시부모 부양 및 시동생과 자녀 양육
■ 인사말 <정몽준 이사장> 다들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산상을 수상하는 가톨릭근로자회관의 이관홍 대표신부님, 의료봉사상의 우석정 원장님, 사회봉사상의 이정아 대표님,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을 받으시는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병규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 운영위원회의 김명자 위원장님과 위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복지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생소하던 1977년에 저희 선친께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뜻에서 아산재단을 설립하셨습니다. 재단이 설립된 1977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천 달러 수준으로서 사회 곳곳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선친께서는 ‘어려운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 그리고 차별 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어려운 분들에 대한 인간의 예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지난 46년 간 아버님의 뜻을 이어 여러 복지사업을 하는 한편으로,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봉사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 1989년부터 아산상을 시상해왔습니다. 오늘 수상하신 분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해 힘써 오신 분들이십니다. 잠시 후 동영상을 통해 보시겠지만, 제가 오늘 수상자들의 업적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산상을 수상하는 가톨릭근로자회관은 48년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근로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1970년대 대구 · 경북지역에 노동집약적 경공업이 시작되면서 저임금 근로자의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오스트리아 출신 박기홍, 요셉 플라츠 신부님은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1975년에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세우셨습니다. 회관을 건립할 당시에는 돈이 없어서 독일의 원조재단인 미제레올로부터 건축비를 지원받아 건물을 지었다고 합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은 근로자의 권익 증진과 교육 등을 시작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에 주목하였고, 이후에는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난민으로 지원 대상을 확장해왔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난민에 대한 지원체계가 많이 부족하고, 사회적 인식과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근로자회관의 활동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완화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다문화사회를 실현하는 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온 가톨릭근로자회관의 이관홍 대표 신부님과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우석정 원장님은 22년간 베트남 소외지역에서 인술을 실천하셨습니다. 우 원장님은 흉부외과 의사지만 해외 의료봉사를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도 취득하셨습니다. 2006년에는 현지의 가난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농촌지역에 롱안 세계로병원을 설립하셨습니다. 우 원장님은 지역주민들이 아플 때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응급실과 분만실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우 원장님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사랑의 집짓기, 우물보급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셨습니다. 또 고엽제 피해 장애 아동에 대한 무료치료와 재활에 힘쓰시며 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보듬으셨습니다. 베트남의 어려운 환자들 곁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우석정 원장님과, 병원 행정을 관리하며 우 원장님의 힘이 되어주시는 이희정 사모님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의 이정아 대표님은 학교나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부천지역의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일을 20년간 해오셨습니다. 거리의 청소년들과 가까워지는 방법으로 따뜻한 밥 한 끼가 좋겠다는 생각에 부천역 인근에서 ‘청개구리 밥차’를 시작하였고, 청소년들이 언제든 방문하고 머무를 수 있도록 ‘청개구리 식당’을 열었습니다. 물푸레나무는 물에 담가두면 물 색깔이 푸르게 변한다고 하는데 청소년공동체가 지역사회를 맑고 푸르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또 청개구리라는 이름은 반항기 청소년을 대표하기도 하고, 다른 곳과 반대로 밤에만 여는 식당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 대표님은 식당 외에도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 중학교를 돌며 고민을 상담하는 ‘청개구리 충전소’ 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님은 청소년들이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어른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아지도록 시민 활동가를 육성하는 일에도 힘쓰셨습니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을 위해 헌신하신 이 대표님과 부군으로서 청소년 활동을 돕고 계신 김명현 목사님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시상식에는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수상자 분들도 참석하셨습니다. 복지실천상을 받으시는 남유진 님, 설예심 님, 유호수 님, 정현숙 님은 사회복지사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네 분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자원봉사상을 받으시는 강봉희 님, 김영문 님과 깨친멋노인자원봉사회는 봉사를 통한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셨습니다. 두 분과 깨친멋노인자원봉사회 회원님들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효행·가족상을 받으시는 김정숙 님, 정옥자 님, 조인선 님, 풍숙영 님, 하맹선 님은 오랜 기간 효행과 가족 사랑을 실천해오셨습니다. 다섯 분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수상자 여러분 덕분에 우리 사회는 더욱 따뜻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들이 우리 곁에 계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상자들께서 앞으로 활동하시는 데 오늘의 아산상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 아산재단도 여러분과 함께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아산상 가톨릭근로자회관) <이관홍 대표 신부> 먼저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아산상으로 선정해 주신 아산사회복지재단 정몽준 이사장님과 관계자분들, 심사위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아산상 수상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주한 동티모르 대사님, 주한 필리핀 대사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실 아산상 후보 추천을 받고 역대 수상자분들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역대 수상자 모두가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하신 분들이라 저희도 아산상 수상자로서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에 큰 영광과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아산상 심사를 준비했던 시간들이 저희 가톨릭근로자회관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던, 가톨릭근로자회관의 설립자 박기홍 요셉 플라츠 신부님의 삶과 가톨릭근로자회관의 역사에 대해 보다 깊이 알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길,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선교사로 한국에 오셨던 박기홍 요셉 플라츠 신부님께서는 1970년 당시 가장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었던 근로자들, 특히 젊은 근로자들과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지를 다니며 후원을 받아 가톨릭근로자회관 건축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셨습니다. 가톨릭근로자회관을 건축하고 난 뒤부터는 가톨릭근로자회관이 종교를 초월해 모든 이들, 특별히 가난한 근로자들, 여성들에게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셨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젊은 근로자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었습니다. 특히나 근로자들을 만날 때는 가톨릭 성직자 복장을 하면, 행여나 그들이 종교적으로 거부감을 느낄까 봐 양복에 넥타이를 즐겨 하셨습니다. 이후 가톨릭근로자회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가톨릭 사회교리의 원칙에 따라서 설립 초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주 근로자들과 결혼이주여성, 난민 신청자들에게 쉼터이자 사랑방 그리고 안식처 역할을 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하며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가톨릭근로자회관의 이주민, 난민과 함께하는 동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단순히 이주민과 난민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곳을 뛰어넘어 함께 살아가고, 함께 살아감을 배우는 공간, 함께 살아감의 기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저희 가톨릭근로자회관은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 기쁨과 영광을 가장 먼저 하느님께 드리고,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환대를 전 세계적으로 강조하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저희 가톨릭근로자회관과 이주민들, 난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지원을 해주고 계시는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님, 장신호 요한 보스코 주교님,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 카리타스, 그 밖에 많은 후원자분과 자원봉사자분, 마지막으로 그 누구보다 저희 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함께하고 있는 직원들과 이주민, 난민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상소감(의료봉사상 우석정 원장) <우석정 원장> 먼저 하나님 앞에 찬양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참 부족한 사람을 많이도 높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두 가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과연 그런 자격이 있을까’ 하는 마음과 ‘모두가 함께한 일들인데 나 혼자 상을 받는 일이 마땅한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베트남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곳에서 목숨 다해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참 죄송하고, 봉사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수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혼자서 영광을 누리는 것 같아 참 죄송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더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부족한 사람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과분한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일들에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부족한 사람을 선정해 주신 아산재단과 정몽준 이사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가야겠다’는 저의 생각에 찬성해 함께 베트남으로 와서 지금까지 기꺼이 함께해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베트남에서 잘 성장해 가정을 이루고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두 자녀 연덕, 연경에게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제가 병원을 세우려고 했을 때 주변에는 포장도로나 가로등도 없는 오지였습니다. 그런 곳에 한국인이 병원을 연다고 하니까 주민들이 의심하고 텃세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사람들을 정성으로 진료하고 사랑의 집짓기 같은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며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8개월 간 한 번도 쉬지 않고 열심히 환자를 치료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어려운 과정을 거친 덕분에 현지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해준 병원 직원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베트남으로 떠날 때 눈물을 보이셨지만 언제나 손모아 주셨던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때마다 연락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형제들과 조카 친척들, 경북의대 54회 대학 동기들을 비롯한 여러 후원자들과 재정 후원자들, 친구 덕분에 저의 일을 묵묵히 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의료선교회와 포항세명기독병원을 포함해 함께해 주신 후원 기관과 단체들, 고신 총회 세계 선교부와 김해 중앙 교회를 포함한 국내외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베트남 현장에서 함께 지낸 수많은 분들과 저를 아산상 후보로 추천해 주신 김우정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 의료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의사의 최대 덕목은 환자들이 언제나 찾아와도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병원을 위해 할 일이 많아 진료하는 의사의 자리를 지키지 못해 환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수술은 어렵겠지만, 할 수 있는 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살고 싶은 것이 제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그리고 이곳 베트남을 돕는 일을 오래오래 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인생이 아니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 축복합니다. 내내 강건하시기를 바랍니다.
■ 수상소감(사회봉사상 이정아 대표) <이정아 대표> 먼저 너무나 부족한 저를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영예로운 아산상 사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정몽준 이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송구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거리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일은 저에게는 누군가를 돕는 일 이전에 저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시켜 준 고마운 현장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알코올 중독 등의 경험은 청소년기 삶의 방향을 정하는 저의 결정적인 중요한 삶의 경험이었습니다. 거리에서 지새운 밤들과 배고픔, 손가락질 당함의 경험은 가슴 깊은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가난과 소외가 어떤 것인지 배운 훈련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절 제게 힘이 되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길을 잃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끝까지 자녀들을 지키고 길러내신 어머니께 강인함과 용기를 배웠습니다. 불쑥 찾아와 봉지에 든 과일과 과자를 내밀며 힘들지만 그래도 집에 있어야 한다고 걱정하며 들여다봐 주신 아버지 친구분, 새벽마다 기르시던 닭이 방금 낳은 달걀을 들고 와 우리에게 따뜻함을 전하신 이웃의 할머니, 등을 토닥이며 힘내라던 선생님이 계셔서 저는 삶을 잘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힘과 위로가 되는 존재,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은 삶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가정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아이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할 수 있는 한 따뜻한 밥 한 끼가 주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약속한 시간을 지키며 아이들에게 믿을 만한 어른들이 있다는 신뢰를 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아이들이 더는 없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가 10여 년 동안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하게 저희를 찾아와 준 청소년들이 있었기에, 또 함께 이 일에 동참해 준 많은 이름 없는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이 활동이 시작되고 지속 가능한 이유는 선한목자교회공동체가 있어서입니다. 저의 자녀를 대신 돌보고 길러주신 시부모님이 계셨고요. 지금도 묵묵히 이주배경 청소년들과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식당과 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저희 공동체 멤버들이 있었습니다. 자발적인 헌신과 봉사로 자신의 삶의 현장에 소외되고 약한 이웃을 초대하고 만나고 있는 공동체에도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어려움들은 제도와 시스템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한계와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사회적 참여와 활동이 요구됩니다. 물푸레나무 청소년공동체는 그동안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단체나 법인 등의 형태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어려움을 풀어나가는데 요구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타적 기여가 분명히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일이 가능하도록 지지하고 격려해 주시는 의미로 겸허히 이 상을 받겠습니다. 거리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푸레나무 공동체는 부천 지역의 거리에 있는 이들을 더 열심히 만나고, 그들을 위한 일들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저희와 함께 협력해 주시기를 바라며 오늘 이 영광을 하나님께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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