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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률 칼럼] 나는 아직도 출근한다.

최지정 기자 | 기사입력 2024/09/11 [14:34]

[김만률 칼럼] 나는 아직도 출근한다.

최지정 기자 | 입력 : 2024/09/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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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률 부산노인복지진흥화 회장

 

 

아침밥을 7시경 먹는다. 정장(正裝)이 아니면 노타이로 현관문을 나간다. 출근하는 나의 뒷모습을 보는 집사람은 좋아하는 눈치다. 점심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혼자 자유의 몸이 될 것 같으니 좋아하는 것 같다. 어쩌다 저녁 모임이나 직장 회식이 있는 날은 더욱 좋아한다. 이날 나는 이식도 아닌 일식이가 된다. 향우, 학우들로부터 엿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나이를 먹은 아내들은 남편의 외출과 모임을 권유(勸誘) 및 압박(壓迫) 한다고도 한다. 그러니까 40, 50년을 아내로서 엄마로서 또는 며느리로서 살아온 그녀들도 여자로서 자유스럽게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지사(當然之事)일 것이다.

 

나이 들면 지식은 조금 모자라도 되지만 지혜는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을 젊게, 밝게, 넓게 노후를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9시 전 사무실에 도착하여 복도와 계단을 청소한 후 업무를 시작한다. 아무튼, 내가 아직도 직장에 출근한다는 것을 집사람과 아이들도 좋아한다. 그리고 지인들과 향우들도 부러워한다. 나 또한 나이 들어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로 긍지를 갖고 산다. 일요일과 연휴(連休)에 집에 종일 있는 것 참으로 고역(苦役)이다. TV의 채널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는 하루가 열흘보다 지겨울 때가 많다.

 

저널리스트인 마티아스 이를레는 나이 듦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버려라! 우리는 이전의 그 어느 세대보다 오랫동안 노인으로 살게 될 것이다고 예견했다. 마티아스 이를레 예언과 같이 지금 60, 70세는 20, 30년을 더 노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100세 시대에 어떻게 하면 두려움 없이 노후를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몸은 늙어도 마음이 늙지 않는 삶을 배워야겠다. 정년으로 은퇴하여도 젊은 시절에 출근하듯 가내(家內)에만 머무르지 말고 출가(出家)하면 어떨까? 복지관에서 노인대학에서 공원에서 많은 사람들과 친교(親交)함으로써 변화하는 시대에 노년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 신바람 나는 노후를 내가 만들어야 하지만, 그 여건은 자녀들은 물론 국가와 사회가 뒷받침하여 주어야 한다.

 

매년 102일은 노인의 날이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념식을 갖는다. 어른으로서 노인답게 모범적으로 살아온 노인들에게 시상도 한다. 그리고 모범노인 단체에게 표창도 하지만 노인의 날과 어버이날만 아닌 노인의 여가문화와 평생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즉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50, 60세대들과 고령 노인들을 위한 생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즉 배우며 벌며 사는 노후소득 구축을 위한 생활형 임금 일자리를 마련하여야 한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 4()를 빈고(貧苦)와 병고(病苦), 주위 사람들로부터 소외되는 고독고(孤獨苦)이며, 역할상실에 따른 무위고(無爲苦)라 한다. 그러므로 노년의 4를 탈피해야 노후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나이 들어 겪는 가장 큰 서러움은 외로움과 쓸모없는 늙은이로 푸대접받는 일이다. 그러므로 노소(老少)를 막론하고 할 일과 갈 곳이 없고 만날 사람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80이 넘었지만 아직도 현역이다. 매일 직장으로 출근하여 업무를 기획하고 집행하며 법인사업을 총괄한다. 또한 관계 기관을 방문하여 젊은 엘리트들과 노인복지 사업과 지원을 요청한다. 그리고 시민, 여성 노인 단체들과 시민운동은 물론 노인권익 운동도 추진한다. 나는 죽는 날까지 현역으로 건강하게 일하다가 이승을 하직하는 날이 퇴임일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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