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politic이 새로운 민주주의 비전을 제시할까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인간이 도대체 어떤 종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침팬지와 700만 년 전쯤 갈라져나온 인간 종은 지난 300만년 동안 3배나 뇌용량을 증가시켰다. BC3000년 경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국가가 되었다. 이 시기에 문자가 생긴다. 그리스에서 잠깐 민주정이 있었지만 20세기 중반까지 세계는 왕정이 이어졌다. 민주주의는 20세기 중반에 본격적으로 세계에 퍼졌다. 한국은 20세기 이후 경제, 문화, 군사 강국이 되고 민주주의마저 이룬 유일한 국가다.
촛불로 민주주의를 꽃피운 한국 세계는 축제를 하듯이 촛불로 기존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낸 한국의 촛불혁명에 깜짝 놀랐다. 민주주의를 먼저 시작한 서구는 폭력을 쓰지 않고 민주적으로 시민에 의해 정권을 바꾼 한국을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킨 나라로 보기 시작했다. 지금 또 촛불을 켜고 기존 정권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 와중에 젊은 청춘들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 사건처럼 인재에 의한 참사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앞으로 이태원 참사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현 정권이 무신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힘겹게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후퇴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한류가 세계를 휩쓰는 근원적인 힘이 민주사회가 허용하는 자유에서 나온다고 외국의 학자들이 진단한다. 이렇게 민주주의는 정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독재와 민주 진영간의 대리전인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등 독재국가들과 민주진영 간의 싸움이다. 이 전쟁의 결과에 따라 지구촌은 자유의 지평을 다르게 느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건 지구촌에 희망을 던지는 중요한 사안이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고 있듯이 지금 한국은 두 편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다. 이번 정권을 보면서 북한과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손해나는 것인지 국민은 숙고하게 될 것이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역사의 단계로 영원한 것이 아니다. 농경, 청동, 철, 증기기관, 컴퓨터, 양자문명 등 도구가 문명을 바꾸었듯이 촘촘한 상호연결성에 바탕을 둔 4차 산업 시대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게 된다.
상호연결성은 ‘따로’ 살면서 ‘함께’ 사는 조화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서구가 개인주의 위주였다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에서 새로운 문명을 향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K-politic도 K-culture처럼 인간 위주의 민주주의이기를 한류 드라마나 영화는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 이야기가 들어간다. 미국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란 도둑들 이야기는 재미있다. 그러나 장르 영화를 넘지 못한 장르에 갇힌 영화다. 최동욱 감독이 만든 ‘도둑들’은 많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삶이 가슴 뭉클하게 버무려져 있다. 넷플릭스에서 만든 ‘수리남’도 첩보영화의 재미가 가슴 찡한 아버지와 자식 이야기가 밑에 깔리면서 얄팍한 재미 이상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스릴 넘치는 게임 구성에만 치중했다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을까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딸을 위해 등 절박한 사람 이야기와 연결되었기 때문에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을 것이다. 이런 찐한 사람 냄새가 사이버 스페이스와 연결된 새로운 차원의 문명을 만들어갈 4차 산업 시대가 기계문명이 아닌 생명의 문명이 되어야 한다. 인간을 중심에 두는 한류가 K-politic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버전의 민주주의를 제시하기 바란다.
정근원(영상학 박사, 대중교육가) e-mail : youngmirae@naver.com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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