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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재 칼럼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새해가 되기를...

최성남 | 기사입력 2023/01/02 [16:35]

양윤재 칼럼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새해가 되기를...

최성남 | 입력 : 2023/01/02 [16:35]

 양윤재 칼럼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새해가 되기를...

 

우리나라의 저명 칼럼니스트이자 사회학자인 송호근 교수는 그의 책 한국, 어디로 가나?’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평등의식이 강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조선의 양반계급의 부패와 멸망, 뒤이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그로 인한 극심한 사회, 경제적 혼란기를 거치면서 한국사회는 계급의식의 붕괴와 가치관의 전도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 이후 50년 넘게 진행되어 온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로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봉건적 계급의식 보다는 자유민주적 평등의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는 점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우리 국민들이 지난 50년 동안 공유해 온 평등의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그동안 이루어낸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민주화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고들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두 가지 이율배반적인 의식이 존재하고 있음도 알게 된다. 그 하나는 모두가 평등하지만, 나만은 예외로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의 특별함은 정당하지 못한 특별함이기 때문에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호 모순된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사회는 갈등이 내재해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갈등은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참으로 묘하게도 우리 국민들은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는 특별한 것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해방과 더불어 정부가 수립되면서 1949년 서울시는 특별시가 되었고, 서울시민은 특별시민이 되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나고 나서는 직할시, 특례시 등 평등하지 못한 도시들이 평등하다고 부르짖는 국민들의 삶터가 되는 우스꽝스런 현상이 빗어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가장 첨예하게 평등의식이 표출되고 있다는 교육현장에서는 특별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1974년 고교평준화정책 시행 이후 수십 차례의 교육개혁과정을 거치면서 개혁은커녕 특별은 평등과 보통이 되고 일반은 특별이 되는 전도가 거듭되어도, 누구 한 사람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만 가득 차 있는 곳이 바로 우리네 교육현장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특별한 것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5.16 군사혁명이 일어난 뒤라 하겠다. 혁명정부는 국민들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자 추진했던 경제개발계획의 시행과정에서 기존의 법률로서는 도저히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 도입한 것이 바로 특별법이었다. 그러다 특별법만으로도 성에 차지 않아서인지 촉진법이란걸 만들어 빨리빨리라는 국민성에 부채질을 하는 일도 생겨났다. 그 이후 정부와 국회는 경쟁이라도 하듯이 특별법을 남발하여 그야말로 특별법의 천국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특별법 때문에 우리나라 법체계가 엉망진창이 되자, 2011년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에 특별법제정 자제를 촉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 후로도 특별한 법의 제정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어도, 평등을 주장하는 국민들은 오히려 특별법을 많이 만드는 국회의원들에게 상을 주는 기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공정이나 평등의 개념은 일찍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어 온 인간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적 논제이자 사회적 가치이다. 정의론을 쓴 존 롤즈에 의하면 분배가 공정해야 정의로운 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모든 사람은 평등한 자유와 권리를 가지며,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누려야 하고, 누구나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한다. 이와는 달리 하버드대학의 로버트 노직교수는 그가 쓴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개인의 소유욕이 인간의 노력을 가능하게 하며, 분배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사회정의론으로 유명해진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샌델교수는 정의는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이며, 자원의 균등한 배분에 있어 원칙이나 절차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정의로운 사회는 공동체의 선을 위한 도덕의 함양과 이를 위한 정치적 토론과정을 통해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이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 바로 국민들의 행복이며, 이를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정치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사회의 구성원인 국민들 각자는 모두가 다른 생각, 다른 자질,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수렴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500여 년 전 토머스 모어가 원했던 유토피아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지 않다.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올해는 부디 우리가 원하는 공정과 정의, 그리고 평등과 자유를 꿈꿀 수 있는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빌어 본다.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로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봉건적 계급의식 보다는 자유민주 적 평등의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들이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 바로 국민들의 행복이며, 이를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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