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미래리포트 ‘충돌하는 세계와 한국의 길’
美 본토 방어 주력할 가능성 독자 핵 개발 논쟁 등 커질 것 北 핵무기 함부로 사용 못 해 전술핵 재배치 낭비 주장도
中, 경제 침체 땐 무력 유혹 빠질 것 美·中 사이 줄타기 어려워져. 韓·美 동맹으로 극복해야
동맹국끼리 핵심 광물 공급망 만들어야 미국 대선 등 변수 많아 어려운 길 선택
자유무역보다 경제안보 중시 무역파트너 다변화해야
中 공급망허브 부상에 각국 긴장 WTO는 축소, 소규모협정 늘것 한국무역에서 中비중 줄어들어 CPTPP 가입통해 해법 모색을
2024년 8월 27일 (화) 오후 2시 30분~6시 2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문화미래리포트(MFR) 2024’가 ‘충돌하는 세계와 한국의 길' 주제로 열렸다.
문화일보(회장 이병규 회장)가 주최한 이 포럼에는 윤석렬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정계·재계 주요 관계자 외에도 금융권 인사, 외교·안보 전문가 등이 다수 참석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는 등록자 기준 400여 명에 달했다.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날카로운 이론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국제 정치·경제 분야의 세계 석학과 전직 고위 관료들이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세계 5위 군사력과 세계 10대 경제력, 지정학적 완충지대라는 이점을 가진 한국이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정부는 나토와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사이버·방산 협력을 강화하면서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 기반 질서가 가져다주는 평화와 번영에 대한 확신을 더 단단히 다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라는 과제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국회의장은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전략을 비롯해 다층적이고 전략적인 의회 외교 강화,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국회의 역할 등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세션 첫 번째 연사인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특훈교수는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프로그램은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진전이 있었다”라며 “미국이 핵무기로 한국을 도와주려 하기보단, 본토 방어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 전술핵 재배치 등을 반대하며 “북한이 한국에 핵무기를 함부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동맹국과 맺은 약속 일부 혹은 전체를 지키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라며 “한국의 독자적 핵 억지력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1세션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 방위를 위해 본인을 포함한 3형제와 부친이 모두 한국에서 근무했다는 점을 공개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는 2018년 11월 한국에 부임해 3년간 근무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더 일찍 복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안과 한국의 인연은 선친 때인 1953년부터 시작됐다”라며 “큰형은 1961년부터 비무장지대에서 중위로 근무했고 작은형은 2사단을 지휘했다. 그는 북·러 협력에 대해 “가치기반의 동맹관계가 아니라 피상적이고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 관계”라며 “러시아는 더 이상 북한이 필요하지 않으면 망설이지 않고 등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보관하는 문제에 대해 “핵무기 공유가 한국인의 마음을 더 편하게 한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조정이 합리적 옵션이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1세션 좌장은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가 진행했고, 패널은 이정민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위원 (국제전략문제연구소 국제자문위원장)이 맡았다.
이정민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토론에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다양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자유진영 동맹국들이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만큼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특훈교수는 중국을 거론하며 “중국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의 문제”라며 “중국에 대해 동맹국들이 집단적으로 대응 조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반도체 규제를 예를 들며 “미국의 목적은 중국이 공급망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 군사개발 도용 등으로 타 국가에 악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강력하며 확고한 연대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세션 첫 번째 연사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오늘날 세계 경제 질서는 무역 자유화보다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보호무역주의의 파고와 미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 무역파트너를 다변화·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나라로 FEOC에 대한 한국 기업 의견도 귀담아듣고 있다”라면서도 “해리스 행정부는 자동차 등 원산지 규정이 없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인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무역에서 중국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해리스 행정부냐, 트럼프 행정부냐에 따라 경제 정책은 달라질 것”이라며 “미·중 관계는 중국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은 수많은 시나리오에 대해 유연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2세션 좌장은 안호영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석좌교수, 패널 연원호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이 나섰다.
국제 포럼인 문화미래리포트 2024는 올해도 영어로 진행됐다. 또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동시 중계 서비스도 제공됐다. 현장에 배치된 수신기를 통해 한·영 동시통역으로 각 연사의 강연과 좌담이 진행되자 청중은 숨을 죽이고 강연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저작권자 ⓒ 실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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